이번 시간에는 현재 어린 자녀를 두고있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의 부모들이 어렸을 적 어린이날 최고의 선물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이는 필자가 어렸을 적 느꼈던 지극히 주관적인 순위이지만, 대략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중반에 태어난 분들은 공감할 것으로 생각한다.
본인은 남자라서 당시 여자 아이들의 최고의 선물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으나,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아래에서 살펴볼 내용들과 거의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6위 동물원, 자연농원, 롯데월드, 서울대공원
당시 어린이날 최고의 가족나들이는 동물원 구경이었다. 수도권에서는 자연농원, 롯데월드, 서울대공원 등으로 나들이를 갔으며, 지방에서는 각 지역의 대표 동물원으로 나들이를 갔었다. 지금도 어린이날 동물원 등에 많이들 가지만 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캠핑, 해외여행 등 이런 가족단위 활동이 별로 없었다. 어린이날 동물원에가서 한손에는 풍선을, 다른 한손에는 솜사탕을 들고다니는 모습은 거의 모범 답안이었다.
또한 당시에는 집집마다 자가용이 있던 시절이 아니라서,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하였으며, 혹 자가용을 타고 서울 자연농원으로 원정을 가는 경우에는 지금과 같이 네비게이션이 있지 않아서, 어머니가 조수석에 앉아서 지도를 펼치고 길안내를 하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서울에 도착하면 창문을 내리고,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약 5~6번을 물어가며, 목적지에 도착하는게 다반사였다. 요즘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당시에는 너무나도 당연했으며, 불편함없이 공원 등에 도착하여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오곤 했다.
5위 짜장면 with 탕수육
어린이날 짜장면을 안먹으면, 그건 어린이날이 아닌거다. 당시에는 기념일에는 무조건 최고의 외식이 짜장면이었다. 경양식 돈까스 이런거 다 필요없다. 어린이날 다음날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린이날 있었던 일과 받은 선물에 대해서 서로 자랑을 할 때, 짜장면을 안먹었으면 그순간 그냥 지는거였다.
추석에 송편을 먹는게 당연하듯이 어린이날 짜장면을 먹는건 당연했으며, 여기에 탕수육을 같이 먹었으면, 이건 최고급 외식으로 인정해줬다. 지금처럼 음식이 다양하고, 외식할 음식점이 넘쳐나는 시대에 탕수육은 그냥 먹고싶을때 흔하게 먹는 음식으로 전락했지만, 당시에는 어린이날 먹을 수 있는 외식의 끝판왕이었다.
4위 만화책
지금까지 살펴본 6위 동물원 등등... 5위 짜장면 with 탕수육 조합은 사정이 있는 몇몇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기본으로 하는 너무나도 당연한 행위들이었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 마무리로 어떠한 선물을 받았는지가 어린이날 대미를 어떻게 장식하느냐가 결정되는 아주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그 마지막 선물 중 4위는 만화책이다. 지금은 TV나 컴퓨터, 스마트폰 등등 마음만 먹으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마음껏 볼 수 있고, 웹툰 등 만화책 들도 어렵지않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IPTV, 인터넷 이런건 생각 자체도 못했고, 달려라 하니, 날아라 슈퍼보드 와 같은 TV 애니메이션도 정해진 요일, 정해진 시간을 놓치면 재방송이고 뭐고 없었다.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비디오로 녹화하여, 비디오테이프가 늘어질때까지 무한 반복시청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이렇듯 볼거리가 적었던 시절에 만화책은 최고의 친구였으며, 보물섬, 아이큐점프, 소년챔프, 월간 또는 주간으로 종합 만화책들이 발간되었다. 이러한 만화책도 다음 권이 나올때까지 두번,세번씩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재밌어했다. (아마 공부를 그렇게했으면 다들 서울대에 갔을듯...) 이런 만화책을 어린이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선물로 받았다면 나름 괜찮은 선물이라 생각했다.
3위 레고
아니!!! 레고가 3위라고??? 이게 말이되는 소리인가???
여기서부터는 이견이 있을수 있겠으나, 내 기준에서는 레고가 3위이다. 물론 당시에도 레고는 좋은 블럭 장난감이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다양한 종류, 다양한 시리즈의 레고가 아니였으며, 레고 만화 이런것도 없었다. 당시의 레고는 시리즈가 굉장히 제한적이었으며, 필자가 가지고 있었던 레고 역시 중세시대 기사의 성, 해적선, 아이스 탐사선 뭐... 이런것들 이었다. (정확한 시리즈 명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 역시도 레고 하나만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만들고 부수는 행위를 몇번을 반복했는지 모른다. 이렇게 그 당시에도 중독성 강한 레고였으나 뒤에 나올 2위와 1위가 너무 강력하여, 아쉽게도 레고는 3위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2위 킹라이온 볼트론 로보트
대체 어떤 로보트이길래 레고보다 순위가 높아???
킹라이온 볼트론은 당시 모든 남자아이들의 꿈의 로보트이었으며, 부의 상징이었다. 당시 반에서 킹라이온을 가지고 있는 친구는 50여명 중에 한두명 남짓이었으며,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방과 후 그 친구의 집에 가서 5마리의 사자를 킹라이온으로 합체해보는 것이 수많은 남자아이들의 바램이었다. 나 역시 킹라이온을 가지고 있었으며, 덕분에 친구들의 여러 호의를 즐긴 기억이 난다. 이렇듯 킹라이온의 존재가치는 대단했으며, 레고가 감히 킹라이온에게 범접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최근 얼마전에 아들 생일에 장난감을 사러 완구점에 갔는데, 레고 버전 킹라이온을 30만원 가까이나 하는 가격으로판매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 역시, 레고도 킹라이온을 인정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1위 패미컴 (겜보이, 재믹스, 컴보이, 슈퍼콤)
대망의 1위는 패미컴이 되겠다. 어릴적 TV에 연결해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충격으로 다가온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조그마한 흑백화면에 단순한 게임이 탑재된 소형 게임기들이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그때 바다건너 일본에서 온 신문화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패미컴 (겜보이, 재믹스, 컴보이, 슈퍼콤)이다. 대화면 TV를 통해 고해상도의 컬러 게임을 즐길수 있다니... 이건 정말 대박이었다. 1942, 보글보글, 써커스, 닌자거북이, 람보 등등 다양한 게임팩들이 무한한 즐거움을 선사했으며, 62가지 팩, 120가지 팩 등 팩 하나에 수많은 게임이 담겨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녀석들도 존재했다. 필자 역시 국민학교 2학년 시절에 중간고사 만점을 받아 부모님께서 슈퍼콤을 사주셨었다. 당시 방과 후 집에오면 후다닥 숙제를 끝마치고, 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모든 숙제를 끝마쳐야 1시간 동안 게임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부모님께서 기분이 좋으시면, 2~3시간 까지 가능했지만, 게임을 너무 오래하면 텔레비전이 망가진다(???)는 요상한 논리때문에 한참 재밌게 게임을 하다가 종료하는게 다반사였다. 어린시절 게임기는 텔레비전을 고장낼 수 있다는 말이 너무 강렬했는지, 사실 아직까지도 그 말을 믿고있다. 시간이 흘러 패미컴이 대중화되긴했지만 초창기에는 가장 최고의 선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마치며
지금까지 과거 어린이날 최고의 선물 BEST 6 에 대해서 살펴봤다.
사실 필자 기준이라서 주관성이 굉장히 반영되었다. 어쩌다보니 이야기가 추억소환으로 흘러간듯한 기분도 든다. 아무튼 다같이 가볍게 보고, 옛추억이 새록새록 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이번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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